직원들이 장기판의 졸(卒)로 보이나 > 소방/경찰

<기자수첩>

직원들이 장기판의 졸(卒)로 보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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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성남시 시설관리공단 550여 임직원들이 때 아닌 인사태풍속에 좌불안석 눈치 보기에만 급급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걱정이다.

 왜 아니겠는 가, 지난 3개월여 사이에 총 15명(해임 7명 직위해제 8명)에 달하는 동료들이 하나 둘 속수무책, 마치 범죄자 취급을 받으며 전락하는 비참한 모습을 봐왔으니, 나름 믿는 구석이 없다면 일이 손에 잡힐 리 없다.

이제 겨우 3개월여 조직(공직)생활을 경험한다는 Y모 신임 기획본부장의 인사 조치에 길게는 수십여 년을 몸담았던 직원들이 추풍낙엽처럼 우수수 떨어져나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새삼 권력의 비정함에 혀를 쳐본다.

개혁. 좋은 말이다. 그리고 뭔가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에 필자 또한 동감한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지금일까, 왜 그가 나서야만 할까, 왜 저처럼 무리수를 둘까'라는 의구심에 솔직히 표현하자면 많이 혼란스럽다.

알려진 바와 같이 지난해 11월 초 성남시는 전문가 조직진단을 서울대학교 행정연구소에 의뢰했다. 다음 달 말께면 결과가 나와 오는 3월께 대대적인 인사 및 조직개편을 예고하고 있다.

대상엔 시 본청과 사업소는 물론 의회사무국, 시설관리공단, 문화재단, 청소년육성재단, 산업진흥재단 등 성남시 행정기관 전체를 망라하여 효율적인 운영체제로 정비될 예정이다.

내, 외의 불필요한 반발을 잠재우고 합리적 명분을 얻어 '시민에게 미래비전을 제시할 조직으로의 개편'을 단행하겠다는 이재명 성남시장의 신선한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능력을 믿고 맡긴 신임 본부장이 '오히려 찬물을 끼언고 있다'는 평이 심심찮게 돌고 있다.

일각에선 '완장을 채워줬더니 주인을 먼저 때려잡고 있다'는 표현도 서슴없이 나오고 있다. 너무 앞서간다는 지적이다.

다행히 지난 11일자 본지 '성남시설관리공단, 신임 본부장은 슈퍼맨?'보도 당일 경리직 직원 5명 전원을 직위해제(12일자)했던 신임 본부장이 5일 만인 지난 17일 이들을 다시 복귀 시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필자는 '이사장 대행체제여서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본부장의 인사권행사에 가타부타하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다. 다만 이 또한 심각한 인권침해가 아닌가 싶어 염려가 앞설 다름이다.

이쯤에서 Y모 본부장께 묻고자 한다. 아무리 인사권행사라지만 도대체 5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장기판의 졸도 아니고 붙였다 떼었다를 이처럼 쉽게 결정해도 되는가를…

그리고 이들이 개혁에 무슨 장애가 되며,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고나 있는지, 짧은 시간이었지만 지옥과 천당을 오고간 직원들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려 봤는가를…

2011. 1. 23

수도일보 / 김 재환 기자

jhk1527@naver.com